남궁한솔의 诗词방랑기004 玉楼는 석양에 물드는데 --시 한 수가 인연이 되어 중국 북송(960년—1127년)시대에 宋祁라는 학자가 있었는데 문필이 뛰어났다. 중국 24史 중 하나인 《唐书》는 바로 宋祁와 다른 한 송나라 시기의 대 학자 欧阳修가 함께 편찬한 것이다. 그런 宋祁가 젊은 시절 한 번은 모임에 나갔다가 연회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 마침 황실의 차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宋祁는 다급히 길 옆으로 피했는데 이때 어느 차 안에서 낮은 소리로 “小宋”하고 불렀다. 宋祁가 머리를 들고 바라보니 차창의 커텐이 반쯤 열렸는데 어떤 묘령의 궁녀가 자기를 보며 활짝 웃음을 짓고 있었다. 차대는 드디어 서서히 지나갔지만 미인의 환한 미소는 宋祁의 눈 앞에서 아른 거려 宋祁의 마음은 싱숭생숭 걷잡을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宋祁는 그 길로 《鹧鸪天》이라는 사 한수를 지었다. 꽃마차를 만났네 画毂雕鞍狭路逢 애간장 끊는 소리는 绣帘에 가리웠네 一声肠断绣帘中 날개가 없어 함께 날지는 못한다만 身无彩凤双飞翼 마음은 감응되어 하나로 이어졌네 心有灵犀一点通 금으로 집을 짓고 金作屋 옥으로 바구니 만들었네 玉为笼 차대는 물결마냥 멀리로 흘러가네 车如流水马游龙/ 刘郎은 蓬山이 멀다고 한탄할 제 刘郎已恨蓬山远 蓬山의 첩첩산봉은 찾아 갈 길 가로막네 更隔蓬山几万重 (宋祁 《鹧鸪天》전문). 宋祁의 사는 금방 세상에 알려지게 되어 너도나도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따라서 宋祁가 길가에서 황실의 차대를 만났다가 어떤 궁녀의 미모에 반해 애간장이 끊어질 정도라는 일도 파다하게 퍼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 이야기는 노래와 함께 송인종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송인종은 누가 그때 안에서 “小宋” 하고 불렀느냐고 물었다. 그 궁녀가 자기가 불렀다고 하자 송인종은 왜서 불렀느냐고 물었다. 궁녀는 자기가 연회석에서 시중을 드는 데 대신들이 다 “小宋”이라고 하기에 우연히 차에서 보고 불렀다고 했다. 이에 송인종은 “기실 蓬山은 그렇게 먼게 아니”라고 하면서 그 궁녀를 宋祁에게 주었다. 하여 宋祁는 좋은 인연을 맺었을 뿐이 아니라 관운도 형통하기 시작했다. 宋祁의 많은 사들 중 가장 널리알려지고 대표적인 사가 바로 “玉楼春”이다. 동쪽에 풍경은 날 따라 보기 좋고 城渐觉风光好 잔잔한 파문은 객선을 맞이하네 皱波纹迎客棹 백양나무 푸른가지엔 새벽 추위 가벼운데 绿杨烟外晓寒轻 살구꽃 빨간 가지엔 봄소식 요란해라 红杏枝头春意闹 덧없는 인생 즐거움이 적다고 원망한다만 浮生长恨欢娱少 뉘라서 천금을 뿌려 웃음 한 점 샀다더뇨? 肯爱千金轻一笑 벗님네야, 술 따라 석양을 부여잡고 为君持酒劝斜阳 꽃 사이 오솔길을 더 비추라 여쭤보라 且向花间留晚照” -宋祁 “玉楼春”전문. 봄이 찾아 와 동경의 풍경을 차츰 아름답게 장식하기 시작하는데 호수에 이는 잔잔한 파문은 친구를 찾아 오는 조각배를 맞이하는 듯 일렁인다. 버드나무 가지들이 파릇파릇 움트지만 아직까지 잔 추위는 나무에 걸려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오얏나무에는 봄빛이 떠드는 듯 꽃들이 요란하게 피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평생 한은 많고 즐거움은 적다고 하지만 정녕 자기의 정력과 물력을 들여 남을 즐겁게 해주려는 자는 적다. 그러니 모든 게 다 물거품 같은 지라, 지는 석양을 잡고 술 한 잔 권하며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오솔길을 더 비춰주라고 함이 어떠랴. 참으로 소탈하고 봄빛이 물씬 풍기는 시라고 하겠다. 후에 저명한 문학 평론가 王国维는 그의 유명한 저서 《人间词话》에서 “봄빛이 요란하다”는 말 한 마디에 경계가 눈앞으로 확 다가온다고 했다. 후에 이 “红杏枝头春意闹”라는 시구는 시단의 경전으로 전해졌다.